하나님의 선물
결혼 후 몇 번의 유산과 사산 끝에 마흔에 첫딸을 얻었다.
애초에 하나님은 나에게 자식 복은 허락하지 않으신 줄로 믿었기에 포기하고 있었던 터라 결혼 8년 만에 얻은 딸아이는 나의 소유가 아니라 하나님의 선물이라 믿었다.
이처럼 귀한 딸아이에게 ‘하나님이 주신 선물’이라는 뜻의 이름을 지어주고 싶었다. 하나님의 작품으로 말이다. 그래서 이 여덟 글자를 자음과 모음으로 모두 풀어서 나열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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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ㅏㄴㅏㄴlㅁㅇlㅈㅜㅅlㄴㅅㅓㄴㅁㅜㄹ.’
이처럼 20개의 자음과 모음으로 펼쳐졌는데, 위에 방점이 찍힌 7개의 자모를 모자이크해 ‘하아린’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여러 차례의 시도 끝에 만들었는데, 의외로 읽고 부르기 쉽고, 아름다운 것 같아 기뻤다.
그렇다. 하아린은 나의 딸이기 보다 하나님이 주신 선물이다.
나의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