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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욱 화백은 2006년 '산과 솔과 하나님, 그리고 나'(도서출판 삼원)라는 제목을 가진 수상록을 발간했다.
저자는 머리글에서 "돈으로는 살 수 없는 인생 경험과 예술 정신을 후세에 넘겨 주어야 한다."고 썼다.
그러면서 그는 이 글들이 힘들게 작업하는 젊은 화가들에게 한줌의 희망과 격려가 되기를 소망했다.
저자는 미술명문인 홍익대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뒤 중등학교에서 후학을 양성하면서 작품활동을 해 왔다.
책의 제목에서 암시하듯이 저자의 그림은 산과 소나무에 대한 관조, 그리고 하나님과 자신이라는 신앙과 성찰로 점철되어 있다.
이러한 자신의 삶과 예술을 이 책에 진솔하게 담았다. 따라서 이 책을 통하여 양승욱 화백의 삶과 예술세계를 이해할 수 있다.
 
여길 클릭하면 플래시북으로 만들어진 책을 보실 수 있습니다.
 
  소나무에 대한 소고
  
 작성자 : 최고관리자
작성일 : 2016-07-12     조회 : 121  


소나무에 대한 소고


자세히 그리면 품위(품격)가 떨어지고 적당히 그리면 기백이 사라진다.” - 옛 화가들의 화론에서 -


흔히들 민족의 얼을 상징하는 나무로 소나무를 꼽는다. 소나무가 우리나라의 기후와 토양에 안성맞춤이고, 땅이 메마르더라도 햇볕만 들면 뿌리를 내리는 속성 때문이리라.

소나무는 거센 풍랑 속에서도 살아남아 변치 않는 푸르름으로 질긴 생명력을 보여주는 소나무는 예로부터 예술가들의 시나 그림의 소재로도 자주 등장했다. 이처럼 우리와 함께 생활해온 소나무가 한민족을 상징하는 것은 당연한지도 모른다.

소나무는 쓰임새가 다양하다. 건축재나 일반용재, 혹은 펄프재로 사용되고, 솔잎, 속껍질, 송진, 송화 가루는 한약재나 식용으로도 쓰인다. 어디 그뿐인가. 자태 또한 아름다워 경관수로도 많이 길러진다. 우리의 생활문화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이다.  

소나무는 한국인의 심성을 상징한다. 그만큼 소나무는 한민족의 삶을 닮았다. 한국의 소나무는 한국의 자연과 기후풍토, 지리적 조건이나 토질, 그리고 한국인의 성격과 민족성 등이 작용하여 중국이나 일본의 소나무와는 차이가 있다.

우리나라 사람 누구에게나 친근감을 주는 소나무는 심상도 가장 한국적이다.

소나무 가운데 나는 특히 하얀 눈을 뒤집어쓴 채 바람과 눈, 혹독한 추위를 온몸으로 이겨내는 겨울 소나무를 좋아한다. 

눈이 내리기 전까지의 겨울산은 삭막하다. 마른 나무들만이 지키고 선 겨울산은 비정하기까지 하다. 그러나 눈이 내려 산을 덮기 시작하면, 비로소 산의 자태와 형태가 드러나기 시작한다.


이 몸이 죽어가서 무엇이 될 꼬 하니

봉래산 제일봉에 낙락장송 되었다가

백설이 만건곤할 제 독야청청 하리라.“

성삼문이 읊었던 시다.

그는 한 겨울 추운날씨에도 푸르름을 간직하며 서 있는 소나무의 변치 않는 절개와 지조에 탄복했던 모양이다.

바위틈의 흰 눈 속에서도 생존하는 끈질기고 강한 생명력.

내가 좋아하고 즐겨 그리는 소나무는 줄기가 굵고 잎이 푸르다. 매서운 바람과 센 물살에서도 속수무책인 어린 소나무, 외 소나무, 꼬부랑 소나무, 오금저린 앉은뱅이 소나무, 등 굽은 소나무 등이 모두 내게는 소중한 그림이 된다.


눈을 감고 나무의 숨쉬는 소리,

바람에 흔들리는 솔바람 소리를 듣는다.

눈을 들어 소나무 솔잎을 보며

하나의 인격체로 까지 보이는 소나무,

더 높은 소나무일수록 더 강한 바람을 맞으며

끊임없이 바람에 흔들리면서도 자기 모습을 잃지 않는,

언제 찾아가도 한결같은

영혼의 어머니이다.